모든 감청과 이메일 압수수색 및 통신자료 제공에 있어 예외 없이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한다. 허가 시 범죄수사와의 관련성 및 보충성에 비추어 엄격히 심사하는 한편, 감청 집행 시에도 법원 등에서 입회하여 감독하도록 한다. 특히 실시간 위치 추적 등 새로운 통신 추적 방식에 대한 법원의 통제를 강화하는 한편, 피의자와 대상이 특정되지 않는 패킷 감청을 금지한다. 감청이나 통신자료 제공 대상자에 대하여 예외없이 통지하고, 감청 원본을 법원에서 관리하여 필요시 당사자가 열람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 인터넷 실명제 의무화 등으로 인해 온라인 사업자들은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상시적으로 보관하고 수사기관의 요청에 협조해 왔다. 수사기관이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법원의 허가는 불필요하거나 형식적인 데 그치고 있다. 이로 인하여 뚜렷한 범죄 혐의가 없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들이 손쉽게 수사기관에 제공되어 왔으며, 상시적인 인터넷 사찰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수사기관이 인터넷을 사찰하고 있다는 인식은 일반 시민들로 하여금 권력에 비판적인 게시물을 쓸 때 중대한 위축 효과를 낳는다.
○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수사기관이나 정보기관이 전기통신사업자에게 이용자의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등 통신자료를 요청할 때 서면에 의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서면 요청에는 범죄사실의 입증이나 법원의 영장이 불필요하며, 긴급할 때는 서면을 사후에 제출해도 된다. 이 문제에 대하여 헌법소원이 제기되어 현재 심리 중이다. 수사기관과 정보기관의 통신자료 요청은 해마다 급증하는 추세에 있으며 2010년 인터넷에 대한 통신자료 요청은 132,337건에 달했다.
○ 이메일 등 송・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에 대한 압수・수색・검증이 남발되는 것도 문제이다. 「형사소송법」상 절차에 의해 이루어지는 이메일 압수・수색・검증은 법원의 영장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러나 대상 기간이 한정되지 않아 장기간의 이메일이 제공되기 일쑤인 데다가, 제3자인 통신사업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강제 수사가 이루어지므로 일반 형사소송절차에서처럼 사전통지나 참여권을 보장받고 있지 못하다. 2010년 천안함 사건 당시 경찰은 ‘허위의 통신’ 혐의로 조사받는 네티즌들에 대하여 2009년 1월부터 압수된 이메일을 소급하여 검토하고 사상검증과 다름없는 추궁을 하여 논란을 빚었다.
○ 「통신비밀보호법」은 수사기관이나 정보기관이 온라인 사업자에게 글쓴이의 IP주소와 인터넷 로그기록 등 통신사실 확인자료를 요청할 때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하였으며 사업자의 협조 의무를 규정하였다. 그러나 법원에 허가를 받을 때 범죄사실을 입증할 필요가 없으며, 긴급할 때는 법원의 허가를 사후에 받아도 된다. 수사기관과 정보기관의 통신사실 확인자료 요청은 해마다 급증하는 추세에 있으며 2010년 인터넷에 대한 통신사실확인자료 요청은 49,091건에 달했다.
○ 「통신비밀보호법」은 수사기관이나 정보기관이 온라인 사업자에게 인터넷 메일이나 비공개 글 등 통신비밀에 해당하는 내용에 대한 감청을 요청할 때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엄격히 규정하였다. 그러나 실제로 법원에 영장을 받을 때는 그다지 엄격하게 심사되지 않기 때문에 법원의 기각률은 3%대에 그칠 뿐이다. 긴급할 때는 사후에 영장을 받아도 되며 36시간 이내 감청을 끝내면 영장이 불필요하다. 이 때문에 수사기관과 정보기관의 인터넷 감청은 해마다 급증하는 추세에 있다. 2010년 인터넷에 대한 감청은 723건이었다. 대부분의 감청은 국내 일반범죄수사의 권한이 없는 국가정보원에 의해 실시되고 있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 2010년에는 정부 감청 통계 건수의 97%(전화번호 기준)가 국가정보원에 의해 실시되었다. 특히 국가정보원은 개별 이메일이나 게시글이 아니라 인터넷 회선 전체에 대한 패킷 감청(Internet Deep Packet Inspection)을 실시해 온 것으로 밝혀져 큰 사회적 충격을 주었다. 패킷 감청에 대해서는 헌법소원이 제기되어 현재 심사 중이다. 한편 2009년 KT가 자사의 인터넷 회선망에서 DPI 기술을 사용하여 이용자의 통신 내용을 감청한 후 이를 토대로 한 맞춤광고 사업을 시작하여 DPI 기술의 상업적 사용에 대한 논란을 불러 왔다. 2011년에는 KT와 SKT 등 무선통신망을 점유하고 있는 이동통신사업자가 DPI 기술을 이용하여 자신의 이동통신망에서 타사의 경쟁서비스를 차별해 왔음이 알려져 통신 비밀 침해와 망중립성 논란이 불거졌다.
○ 모든 감청과 이메일 압수수색 및 통신자료 제공에 있어 예외 없이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허가 시 범죄수사와의 관련성 및 보충성에 비추어 엄격히 심사하는 한편, 감청 집행 시에도 법원 등에서 입회하여 감독하도록 한다.
○ 특히 피의자와 대상이 특정되지 않는 패킷 감청을 금지한다.
○ 감청이나 통신자료 제공 대상자에 대하여 예외없이 통지하고, 감청 원본을 법원에서 관리하여 필요시 당사자가 열람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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